날짜: 2023-01-05 조회 수: 48
하나님 앞에서 “저는 의로운 사람입니다”라고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도 하나님을 만나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이것이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정말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와 허물을 통회자복하게 됩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야 같은 위대한 선지자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을까?” 그래서 평생 이사야서를 연구한 성경 학자들의 주석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사야의 죄’를 언급한 내용은 한 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야의 죄를 알 수 있는 단서는 오직 ‘이사야의 고백’ 밖에 없었습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도대체 이사야 같은 위대한 선지자가 입술로 무슨 죄를 지었을까요? 전적으로 저의 생각이지만,
저는 ‘이사야가 고백한 죄는 자신이 사역하면서 무심코 내뱉었던 불평과 불만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사야가 울부짖으며 회개하자, 한 천사가 와서 숯불로 이사야의 입을 지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네 죄가 사하여졌다."
이 후, 하나님이 천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 것인가?”
이 때, 이사야가 외칩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저를 보내주십시오!”
하나님은 이사야의 입술을 정결케하시고, 이사야를 보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변하지 않고 결국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가서 전하여라. 그들이 변하지 않아도 거룩한 씨가 그루터기처럼 남을 것이다.”
벌써 폴롯엑 보호구역을 드나든지가 7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제가 폴롯엑 보호구역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2월에는 폴롯엑 보호구역에서 작은 소란이 있었지만, 기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계획했던 선교일정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계획했던 선교일정은 잘 마쳤지만, 이 일로 저의 마음은 많이 무거웠습니다.
벌써 에스카소니 보호구역을 드나든지는 10년이 되었습니다. 에스카소니 선교를 하면서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냈던 원주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앤서니라는 원주민입니다. 앤서니는 제가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제가 바빠서 자주 방문하지 못할 때에는 수양딸 테키샤를 시켜서 “와서, 기도 좀 해 주세요!”라고 부탁하곤 했습니다.
테키샤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앤서니의 집에 마약쟁이 존이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앤서니는 끊었던 마약과 술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를 향한 앤서니의 태도가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심방을 가도 계속 문전 박대를 하였습니다.
성탄절에도 좋은 고기와 과일을 성탄 선물로 준비하여 방문하였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유 없이 마음의 문을 닫는 원주민들의 태도에 ‘너무 지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싫다는데 왜 선교를 하십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지옥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선교(전도)는 “싫으면 말구!”하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입술로는 고백하지만 지옥에 대한 믿음이 실제가 아닌 사람들은 얼마든지 마음 편하게 지켜보며 내버려 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옥에 대한 믿음이 실제인 사람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하신 지옥의 말씀들이 정말로 믿어지는 사람들은
‘내 가족,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사람들이 지옥에 가는 것’을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없습니다.
선교가 이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잘 알지만, 폴롯엑 보호구역과 에스카소니 보호구역에서 동시에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몇 칠 간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맥이 빠지고, 기운이 나질 않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기도 시간에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성령께서 저의 마음속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7년 전, 네가 처음 폴롯엑에 왔을 때에는 아무도 너를 반기질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적은 수이지만 너를 반기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기뻐하지 않고 왜 슬퍼하느냐? 모든 사람이 너를 좋아하며 반기길 원하느냐? 예수님이 직접 이 땅에 오셨을 때에도 사람들은 그분을 반기지 않았다.”
갑자기 ‘내가 문제이구나!’하고 깨달아졌습니다.
‘만일 주님께서 “그들은 안 변할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가서 전하여라. 거룩한 씨가 그루터기처럼 남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
가서 전하면 되는 것을 ‘7년이 지나도 내 마음에 들지 않네, 10년이 지나도 내 마음에 들지 않네’라고 불평하며 불만족스러워 했던 내가 문제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바뀌어야 모든 것이 바뀐다는 사실이 깨달아졌습니다.
내가 바뀌어야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가 바뀌어야 힘들던 사역이 행복해지고,
내가 바뀌어야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이 감사하기만 하고, 내가 바뀌어야 하나님과 동역함이 영광스럽게 느껴지고,
내가 바뀌어야 비로소 주의 뜻이 나를 통하여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0명의 자녀를 둔 부모는 10명의 자녀들 모두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더 마음이 쏠리는 자녀가 있습니다.
바로 가난한 자녀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자녀보다 더 마음이 쏠리는 자녀가 있습니다.
바로 아픈 자녀, 고통 가운데 있는 자녀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자녀들을 덜 사랑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하게 사랑하지만 마음이 더 기우는 자녀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더 쏠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가난한 자녀들, 소외된 자녀들, 고통 받는 자녀들입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성령님은 저의 마음속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큰 일을 이루어내지 않아도 괜찮다. 네가 그저 그들 옆에만 있어주어도 내 마음이 참으로 기쁘다”
내가 문제인 것을 깨닫고 나니, 보내신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요한계시록 여러 곳에서는 구원받은 사람, 승리한 사람을 ‘이기는 자’라고 표현합니다.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계 2:26)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이긴 사람은 찾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성공한 사역자가 아니라 이긴 사역자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기는 길은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2023년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케이프 브레튼 섬에서
이근권 목사 드림
이근권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과 대학원 졸업, 성육보육원 담임,
에스카소니 선교, (일산)제자교회를 담임하였고,
현재는 에스카소니 & 폴롯엣 보호구역 원주민들과
케이프브레튼 한인들을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