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3-08-01 조회 수: 60
목공페인트 선교로 원주민들을 섬기는 일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하여 몬트리올한인감리교회 단기선교팀이 이번 7월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원주민 엘렌의 ‘가게 수리’와 ‘음식 나눔’을 위하여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엘렌은 ‘가게’(shop)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그동안 선교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왔던 아주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었습니다.
13명의 선교팀들이 큰 트럭을 빌려서, 온갖 장비들을 싣고, 몬트리올에서부터 이틀을 운전하여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사택이 좁고 우물물 형편이 안 좋아서 선교팀들은 근처 캠핑장에 텐트를 쳤습니다.
목공, 페인트 칠, 그리고 길거리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이 선교활동의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 이번 선교활동은 날씨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첫 날부터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흐리고, 비가 왔다 그치는 날씨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팀들은 첫 날부터 정신 없이, 말 그대로 정신 없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선교를 오신 담임목사님부터 나이가 제일 어린 중학생 막내까지 정말 쉬지 않고 정신 없이 일했습니다. ‘“죽어라~ 일한다”라는 표현은 이 때 쓰는 표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선교팀들이 머무는 동안에 노바스코샤에 큰 태풍이 왔습니다. 큰 도시들이 물에 잠기는 큰 태풍이었습니다. 그러나 선교팀이 기도로 준비한 이유 때문인지, 태풍이 이곳 케이프 브레튼 섬만 비껴갔습니다. 물론 이곳도 비가 많이 내린 시간이 있었지만, 이곳의 다른 때의 태풍과 비교하면 ‘뭐 잠깐 내리다 말았네’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날씨 중에도 선교팀은 거의 2주 동안 딱 하루만 쉬고, 정말 온 힘을 다하여 원주민들을 섬겼습니다.
입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두려워서 목공과 페인트 칠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입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두려워서 음식을 나눈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선교활동을 한 이유는 ‘섬김’에 큰 영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기독교인으로부터 깊은 상처를 입은 원주민들에게는 더욱 섬김이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원주민들은 기독교인들로부터 복음을 듣는 동시에 학살과 온갖 폭력과 성폭행과 학대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원주민들에게 ‘섬김’ 없는 ‘전도’는 ‘울리는 꽹꽈리’ 소리와 같을 뿐입니다.
단기선교팀들이 열심히 수고한 마지막 날, 모든 일을 마치고 앞마당에 동그랗게 모여 앉았습니다. 거기에는 원주민 엘렌도 있었습니다. 서로 소감을 한 마디씩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엘렌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엘렌이 우느라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인들은 남에게 눈물을 잘 보이지만, 캐나다인들은 남에게 눈물 보이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합니다. 원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로 남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감사한 마음에 울컥하여 엘렌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원주민 선교를 하면서 엘렌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선교에는 많은 재정이 지출됩니다. 이번 선교에도 많은 재정이 지출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원주민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술과 마약으로 소비하는데, 뭐하려 그들을 위해 돈을 씁니까? 그들은 쫄쫄 굶어봐야 정신을 차릴 겁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자격이 있어서 우리를 섬겨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섬김의 본을 보여주시기 위해 씻겨주신 제자들의 발은 예수님을 은 30에 팔 발, 저주까지하며 예수님을 배신할 발, 예수님을 부인하며 도망갈 발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위하여 깨뜨릴 옥합은 계산적인 생각과 욕심을 버려야만 깨뜨릴 수 있습니다. 옥합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할 때 깨뜨릴 수 있습니다. 섬김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명령을 사랑할 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이번 단기선교팀들이 에스카소니 원주민 보호구역 안에서 비춘 그 ‘빛’이, 즉 ‘그들의 착한 행실’이 분명히 ‘하나님의 영광’이 되었으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이 된 것이 분명하다면 돈이 얼마나 들었든지, 열매가 얼마나 맺히든지 상관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 것, 그것으로 족합니다.
저는 이번 연합선교 기간 내내 마음속으로 단기선교팀원들을 축복하며 기도했습니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 예수님!, ‘선지자의 이름으로 선지자를 영접하는 자는 선지자의 상을 받을 것이요 의인의 이름으로 의인을 영접하는 자는 의인의 상을 받을 것이요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하신 예수님! 이 약속을 이 선교팀원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주시옵소서.”
“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라고 말씀하신 하나님! 이 약속을 이 선교팀원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주시옵소서.”
“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 주기를 잊지 말라 이같은 제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느니라’라고 말씀하신 하늘 아버지! 이들의 제사를 기쁘게 받아주시고 이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말은 하나님이 선포하신 모든 말씀들, 하나님의 모든 약속들, 하나님의 모든 경고들이 다 사실임을 의미한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대로 꼭 이들을 축복하실 겁니다.
원주민들을 치유하는 이러한 ‘섬김’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케이프 브레튼 섬에서
이근권 목사 드림
이근권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과 대학원 졸업,
성육보육원&노인요양원 원목실 담임,
에스카소니 선교, (일산)제자교회를 담임하였고,
현재는 에스카소니 & 폴롯엣 보호구역 원주민들과
케이프브레튼 한인들을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