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4-11-05 조회 수: 333

지난 달 원주민 마을 풍경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10월 둘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냅니다. 추수감사절은 기독교인들에게 큰 축제 중의 한 날이지만, 원주민들에게는 그리 즐거운 날이 아닙니다. 추수감사절에 있었던 원주민 학살의 역사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원주민 선교를 하며 추수감사절을 감사하는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원주민들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술이나 마약에 취해 과거의 역사를 회상하고, 가슴 아파하고, 기독교인들을 원망하는 소리는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보호구역 안에서 세 번의 장례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장례가 있었습니다. 장례 때문에 더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원주민들에게 선물만 전하며 추수감사절과 10월 한 달을 보냈습니다.
항상 감사한 이유
개인적으로 이번 달은 계속 ‘감사’를 묵상했습니다. ‘감사할 게 있어야 감사하지’, ‘딱히 감사할 건 없지만, 그냥 감사주일이니까 감사를 주제로 보내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많습니다. 꽃길만 걸어야 감사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천국’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족한 인간들이 광야 같은 세상을 살기 때문에 꽃길만 걷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어야 감사할까요?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은 내가 망하는 길입니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들어도 주의 뜻대로 되는 것이 내가 승리하는 길입니다. 욕망이 채워져야 감사할까요?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한 나라를 다 가져도 부족한 것이 사람의 욕심입니다.
감사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 즉 구원 받은 백성들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늘 비판하며 살던 사람이 천국에 간 후부터 갑자기 축복하는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늘 미워하며 살던 사람이 천국에 간 후부터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늘 감사하지 못하던 사람이 천국에 간 후부터 갑자기 감사하는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거듭난 삶은 천국에 간 후부터 갑자기 거듭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영접한 후부터 거듭난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라”(골 3:15~17),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살전 5:18). 하나님이 우리에게 “항상 감사하라”고 명령하시는 이유는 우리에게 ‘항상 감사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꽃길이 아니라 고난의 길을 걸을 때에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들 때에도,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힘이 나지 않을 때에도 우리에게는 ‘하나님께 감사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감사는 풍족하게 되거나 문제를 해결 받았을 때에만 하는 감사가 아닙니다. 물론 이런 때에는 더욱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성경이 가르치는 ‘항상 감사할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의 주님이 되시고, 구원자가 되시고, 인도자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하박국 선지자가 하나님께 감사했던 이유는 포도나무에 열매가 많고, 감람나무에 소출이 많고, 밭에 먹을 것이 많고, 우리에 양과 소가 많아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북이스라엘은 이미 망했고, 하나님이 바벨론을 통하여 남유다마저 무섭게 심판하시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박국이 감사하며 기뻐했던 이유는 하나님으로부터 얻는 구원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야곱은 축복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축복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많았냐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하나님으로부터 축복 받길 원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랬던 야곱이 축복은 커녕 친형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게 되고, 모든 것을 다 잃고 광야에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가족, 친구, 고향, 재산, 모든 것을 다 잃고 광야에서 혼자가 된 야곱이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광야에서도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모세가 광야생활을 마칠 무렵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년 동안을 너와 함께 하셨으므로 네게 부족함이 없었느니라”(신 2:4)라고 고백하며 감사했던 이유도, 다윗이 고난 중에 감사했던 이유도 ‘늘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때문이었습니다.
‘구원의 은혜’ 그리고 ‘늘 나와 함께 하시는 은혜’는 믿음의 조상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받은 은혜입니다. 믿음의 조상들과 같이 우리도 이 은혜만으로도 감사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더 많은 감사의 이유
이 은혜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묵상하다보니 감사할 이유들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부족하지만, 특별히 청년의 때까지는 정말 미성숙한 사람이었습니다. 거침 없이 말하고, 거침 없이 행동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솔직하고 담대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과거의 제가 했던 말과 행동들이 자주 생각나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한심하고, 어리석고, 부끄러운지.... 창피한 마음에 혼자 몸둘 바를 몰라 하다가, 하나님께 “아이구 하나님, 저는 정말 한심한 바보였습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부족함도 도와주시옵소서”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하곤 합니다. 제가 죄를 지었을 때마다 하나님이 매를 드셨다면 저는 100만번도 넘게 매를 맞았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제가 했던 한심한 말과 행동들이 생각날 때마다 ‘내 주제에 무슨 목사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마다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한없이 한심하고 부족한 종임에도 불구하고 ‘주의 일’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천국에 가신 지 두 달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머니가 천국에 계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어머니는 천국에 가셨지만 어머니와 같은 이모들이 계셔서 여전히 내게 어머니가 있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외딴 곳에서 외롭게 사역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이 붙여주신 천사같은 동역자들이 있어서 “하나님, 천사 같은 동역자들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감사의 고백이 단 하루도 빠짐 없이 나옵니다. 이 기회를 통하여 함께 동역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하게 자라서 감사하고, 매일 아침마다 새 날 새 건강 새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부족함 없는 은혜 속에 하루를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할 이유가 정말 한도 끝도 없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이 충만한 사역자가 되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보내시는 선교사가 되시는 여러분들의 삶이 감사로 충만하게 되도록 잊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
케이프 브레튼 섬에서
이근권 목사 드림
이근권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과 대학원 졸업,
성육보육원&노인요양원 원목실 담임,
에스카소니 선교, (일산)제자교회를 담임하였고,
현재는 에스카소니 & 폴롯엣 보호구역 원주민들과
케이프브레튼 한인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기도 제목 나눕니다
1. 사역지 이전
이곳에서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캐나다 서부로 이동하여 Love Corps와 함께 원주민 사역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서부로 이동하는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 속에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 Love Corps를 위하여 기도해주세요
북미 원주민 선교회 "Love Corps"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Love Corps는 다음과 같은 선교회입니다.

3. 원주민들과 함께 전도도서 만들기
원주민들과 만드는 전도도서가 은혜 가운데 잘 만들어지도록 기도해주세요. 또한 그 전도도서로 인하여 영생의 복음이 많은 원주민들에게 전파되도록 기도해주세요.
4. 교회가 세워지도록
서부 원주민 마을에 다음과 같은 교회가 세워지길 원합니다. 함께 기도해주세요.
건축 헌금이 총 C$ 35,226.90 모금되었습니다. 교회가 서도록 선교비로 함께 동참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5. 사역자를 위하여
성령 충만한 사역자
성령 충만하여 늘 하나님의 뜻을 민감하게 발견하고, 내 고집을 꺾고, 그 명령에 순종하는 삶을 살길 원합니다. 성령 충만하여 가는 곳마다 그리고 하는 일마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도록, 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지혜 충만한 사역자
허락하신 영역 안에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다 할지라도, 이왕이면 하나님을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곳에서,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일을 하길 원합니다. 모든 사역을 지혜롭게 잘 이루어 나아가고,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도 지혜롭게 잘 이루어 나아가길 원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길 원합니다. 저의 무지와 부족함이 장애가 되지 않길 원합니다. 저에게 지혜를 주시길 기도해주세요.
사랑 충만한 사역자
제가 20살부터 교회 사역을 시작했으니, 평신도로 산 시절보다 사역자로 산 시절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대형 교회, 다양한 사역, 다양한 선배 목사님들과 사역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그리운 선배 목사님은 말을 잘하거나, 능력이 있거나, 정치적이거나, 인기가 많았던 목사님이 아닙니다. 단지 사랑이 많았던 목사님이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습니다. 제가 섬기는 선교지의 사람들도 동일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사랑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 잘하고 능력 있는 사역자가 되기보다, 사랑이 많은 목회자가 되길 원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제가 늘 사랑 충만하도록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6. 사역자의 건강을 위하여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저와 저의 아들 이다윗의 건강을 위해서 계속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저의 귀와 목의 건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